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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절차의 신풍속도

시댁에 드리는 첫인사   전통 예단


예단은 본래 신부가 시댁에 보내는 비단을 뜻하는 것으로 옛날에는 비단이 귀했기 때문에 가장 귀한 비단을 신부가 시집가는 집안에 선물로 보내 예를 표했던 풍습에서 유래된것이다. 


전통적으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비단을 보내면 신부가 직접 시아버지, 시어머니의옷을 곱게 바느질한 뒤 잘 싸서 돌려보내고 신랑 집에서는 수공비를 돈으로 해서 신부에게 보냈다.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거친 이유는 물론 시댁 어른들에게 신부의 바느질 솜씨를 보이기 위함이다.


예단을 무엇으로 하는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가 예단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보내는가하는 것이다. 예단을 품목별로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한 뒤 보자기에 싸거나 함에 넣어 들고 가되 역시 깨끗한 백지나 한지에 품목을 적어 겉봉에 예단이라고 쓴 봉투에 넣어전한다. 예단을 받는 시댁에서는 작은 탁자에 붉은 예탁보를 깔고 그 위에 예단을 올려 받았다.


센스 있는 선물   현대 예단
오늘날 예단이라고 하면 신부가 그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가면서 시댁 식구들에게 인사로 드리는 선물을 통틀어 말한다. 시부모 예단으로는 이불 세트와 의류 한 벌, 칠첩반상기, 은수저 세트가 기본이 되지만 최근에는 이불 세트와 의류 한 벌로 간소화되는 추세.
이불 세트는 요와 이불 한 채와 방석 2개, 베개 2개가 한 세트이며, 의류는 한복과 양복 중 택일하여 원하는 취향과 스타일을 고려하여 구입하도록 한다. 형편에 따라 한복 금 단추나 귀금속류, 모피 코트, 보료 등 특별한 예단을 하기도 하며, 좀 더 실속을 따지는 경우에는 현물 대신 현금 예단을 하기도 한다.
예단을 현금으로 보낼 경우에도 시부모의 반상기 세트와 은수저 세트 정도는 함께 보내고 깨끗한 백지나 한지로 만든 속지에 예단의 품목과 금액, 일시를 적고 아무개 배상이라고 쓴 뒤 세 번 접은 후 현금과 함께 봉투에 넣어 보내야 한다. 봉투 앞면에는 예단이라고 쓰고, 봉투 입구에는 근봉이라고 쓴다.

 

 

신부에게 보내는 첫 선물 전통 함
함은 혼례를 앞두고 신랑 집이 신부 집에 채단과 혼서지(婚書紙)를 넣어 보내는 상자를 의미한다.
함을 보내는 것을 납폐(納幣)라 하는데 이는 전통 혼례에서 폐백을 보낸다는 뜻으로 혼인을 허락한 신부 집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는다.
여기에는 신부가 혼례 날 입을 옷감인 채단과 패물, 혼서지를 넣는다. 보통 혼서와 함께 채단만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 부유한 가정의 경우 옷감을 더 넣어 보내기도 했다.
함 속 물건들은 가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짝을 안 맞춘다 해서 치맛감 1감에 저고릿감 2감, 혹은 치맛감 2감에 저고릿감 3감을 넣기도 했다.
함은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첫 선물이므로 무엇이 들었는가에 따라 신부에 대한 대접의 정도를 판단하기도 했다. 또한 상자만으로도 공식적인 혼례의 시작을 상징하므로 혼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라 할 수 있다.
비싸지만 귀한 가치를 지니는 오동나무함을 최고로 여기며 근래에는 은행나무함이나 한지에 다홍빛 물감을 들인 지함, 나전칠기함 등을 이용한다.
신부 집에서는 소반 위에 백설기 시루를 준비했다가 함이 도착하여 함진아비가 함을 시루 위에 올려놓으면, 오복을 갖춘 사람이 함을 열어 여러 사람에게 두루 보여주는 것이 상례지만, 함진아비는 좀처럼 함을 내려놓지 않는다.
함진아비의 괴상한 화상과 익살, 신부 집과의 실랑이, 동네 사람들의 역성과 익살 등은 우리의 혼례 풍습에서 볼 수 있는 따사로운 인정미의 발현이었다.


간편하고 실속있게   현대 함
요즘 함 속을 들여다보면 채단 외에도 정장 한 벌과 화장품 세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선물하는 가락지, 예물 세트 등과 함께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이 들어가기도 한다. 또한 물품을 담아 보내던 수단인 함은 장식품에 불과하며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함 대신 가방을 쓰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함진아비를 따로 두지 않고 신랑이 직접 메고 와 조용하게 함을 들이기도 한다.
함을 받는 날짜는 결혼 한 달 전에서 일주일 사이 자유롭게 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주말 저녁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많은 예법과 절차가 그러하듯 함 풍속 역시 현대의 생활 방식에 맞게 보다 실속화되고 간편화되는 것.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함을 주고받는 양가 간에 나누었던 혼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복된 결혼을 서약하는 정신은 오늘날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성으로 마련한 음식   전통 이바지
이바지란 ‘정성 들여 음식을 준비하다’ ‘이바지하다’란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새 식구가 왔음을 시댁의 사당에 고하는 제사에 사용할 음식을 신부가 마련해가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이바지 음식은 딸의 신행길에 가져갈 음식을 신부의 어머니가 마련하는 것으로 시댁의 모든 친지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보고 신부 집의 수준을 가늠하는 수단이기도 했으므로 신부 댁에서 더없이 정성을 들여 준비했다.
이바지 음식의 기본 항복은 12가지 양념과 떡, 과일, 약식, 고기, 한과, 밑반찬, 해물류 등이지만 여기에 다른 특별한 음식을 더 추가하기도 한다. 밑반찬은 아직 살림에 미숙한 신부가 다음 날 아침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상을 차릴 수 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은 신혼여행을 다녀온 신랑 신부가 신부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신행을 갈 때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다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현대 이바지
세월에 따라 이바지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원래 이바지는 신행길에 가져가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요즘에는 많이 변형되어 결혼식이 끝나고 시댁에 한데 모여 친지들끼리 마음껏 즐기라고 미리 해 보내거나 허니문에서 돌아와 시댁에 간단하게 음식을 들고 가서 나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식의 종류 또한 크게 달라진 점. 전통적인 이바지가 한과나 약과, 인삼정과나 밑반찬 등 어른들의 입맛에 맞고 실속 있는 저렴한 음식이었다면 요즘에는 격식을 갖춰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바뀌는 추세다. 갈비찜, 오색전, 생선이나 산적, 해물, 떡, 과일 등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보기에도 맛깔스럽게 만든 요리들이 대부분이다. 사전에 시부모나 친지 어른들이 좋아하시는 음식 종류를 알아두어 함께 준비해가면 더욱 좋다.
음식은 정성껏 준비해놓고 포장을 그에 못 미치게 한다면 앞의 노력은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 먼저 상자나 소쿠리에 음식물이 흘러나오지 않게 랩이나 쿠킹 포일을 깔고 난 후 한지를 깔아 정성스럽게 음식을 담는다. 음식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비닐과 한지를 덮고 리본으로 예쁘게 묶어 청홍 보자기로 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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