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은 순수함, 눈부신 아름다움. 웨딩드레스가 더욱 빛나는 건 희디흰 컬러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순백색 웨딩드레스가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레이어드 형태의 흰색 리넨 드레스를 입고 순결의 표시로 백합 화환을 만들어 썼다는 기록이 있다. 1406년 영국의 필리파 공주는 에릭 왕자와의 결혼을 위해서 덴마크로 왔는데, 당시 그녀의 신부복이 흰색 실크 가운이었다. 이 기록은 화이트 웨딩드레스에 대한 공식적인 첫 묘사이다. 1558년 스코틀랜드의 메어리 여왕 역시 프랑스로 시집갈 때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당시 프랑스의 왕실에서는 흰색이 장례의 색이었다고. 현재와 같은 웨딩드레스가 자리를 잡게 된 것은 1813년 유명한 프랑스 잡지 <주르날 데 담>에 흰색 웨딩 가운과 베일이 그려진 그림이 최초로 실린 후부터다. 공식적으로는 1820년대 빅토리아 여왕이 앨버트 왕자와의 결혼식에서 왕실 전통인 은빛 드레스 대신 흰색 드레스를 입어 오늘날 흰색 웨딩드레스의 시초가 되었다. 그 후 19세기에 각종 여성 잡지와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에 흰색 웨딩드레스가 자주 등장하면서 패션으로 대중화되어 거의 모든 웨딩드레스가 흰색이 되었다. 그렇게 본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색감이 눈부시고 디자인이 화려한 전통 의상을 혼례 때 입었으니 흰색 웨딩드레스가 자리잡은 것은 정말 오래전 일이 아니다. 지금도 물론 복숭앗빛이 돌거나 고급스러운 크림색이 가미된 웨딩드레스를 입는 신부도 있다. 이는 패션의 일부인 웨딩드레스의 트렌드를 고려하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디자인과 색감으로 더욱 아름다워 보이게 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조금씩 다른 컬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신부들이 중요하고 행복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중한 날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을 수 있다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