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잘 주무셨나요?… '수면 건강학'
날이 더워지면서 슬슬 밤이 무서워진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밤새 뒤척이다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나서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요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그래서 다름아닌 '하절기 숙면 프로젝트' 이다. 첫째 자신의 생활패턴을 확인하고, 둘째 그 패턴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셋째 그에 맞는 수면 전략을 짜는 게 순서이다. 아침형, 저녁형, 야근형 인간의 숙면처방을 미리 받아보자.
스스로 저녁형 인간이라 착각 말아야(올빼미형)
'아침형 인간' 의 반대 개념인 '저녁형 인간'. 힘들여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을 떠느니 아침에 잠을 좀 더 자고 대신 밤 늦게 까지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자는 사람들이다.
수면 시간의 총량만 맞추면 하루중 언제 활동해도 별 상관없다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깔려있다.
하지만 숙면(熟眠)이 건강을 지키고 업무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다면 당장 저녁형 인간의 수면 패턴을 버리라고 수면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새벽 2시에 잠들고 오전 10시쯤 깨어 일상생활을 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진짜 저녁형 인간은 인구의 5~6%에 불과하다"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올빼미 생활을 하는 것은 숙면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을 포기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생체시계는 기상 후 햇빛을 받기 시작한 지 15시간이 지난 다음, 두뇌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때 면역력을 올려주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고 바야흐로 숙면을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 멜라토닌은 주위가 어둡고 또한 깊은 3, 4단계 수면 상태에서, 체온이 적당이 내려간 시점에 분비가 활성화되는데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면 자연히 이런 조건을 벗어나 분비량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진다. 늦게 자는 만큼 수면상태에서 햇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길어져 멜라토닌은 분비를 멈추고 대신 코르티솔이라는 각성 호르몬이 나오게 된다.
한 원장은 "밤시간 운동은 체온을 상승시켜 숙면을 방해하며 환하게 불을 켜놓고 늦은 시간까지 작업을 하는 것은 멜라토닌 분비를 막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한다" 며 "직업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저녁형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면 아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정해진 시간에 햇빛을 쪼여 두뇌를 적절히 각성시켜 일과 후 숙면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퇴근 후엔 족욕이나 반신욕으로 체온을 떨어뜨리고 집안의 조도를 낮춰 늦은 잠이나마 알차게 챙길 수 있도록 전략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
오후가 되면 어느새 꾸벅꾸벅(종달새형)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 정도까지 잤을 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면 패턴에서 약간 앞당겨진 '아침형 인간'도 '저녁형 인간'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3%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은 대체로 필요 수면시간 양이 다른 사람들보다 선천적으로 적은 특성이 있다. 적정 수면량의 절반 정도인 4시간정도만 자고도 아침 일찍부터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들은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의 대열에 속하기가 쉽다.
'아침형 인간'은 '저녁형 인간'과 반대로 멜라토닌의 분비가 가장 활발할 때 잠을 자기 때문에 숙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는 부분은 별로 없다. 다만, 박동선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원장은 "극단적인 아침형 인간은 심하면 저녁식탁에 앉아서도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있다"며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만들기도 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나와 자칫 만성스트레스나 면역체계의 손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형 인간' 에겐 별다른 숙면처방이 필요치 않다. 단, 자신의 근무나 생활습관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유도한 수면시간이 적절한 수면 양에 크게 못 미치지는 않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밤낮 뒤바뀌는 교대근무자(박쥐형)
제때 잠을 자지 않으면 암 발병률이 크게 올라간다. 특히 멜라토닌 결핍은 유방암의 발병과 연관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3교대, 혹은 2교대 근무로 밤샘업무를 견뎌야 하는 근로자의 건강은 수면패턴이 일그러짐에 따라 위기에 놓이게 된다.
밤샘을 밥 먹듯이 하는 이들의 숙면처방은 '자신의 생체시계를 속이는 것'이 골자다.
우선 야간 근무에 들어가 새벽 1~2시가 되면 의도적으로 작업장의 조명을 더욱 환하게 밝힌다. 이렇게 되면 두뇌는 각성에 필요한 코르티솔 분비를 더욱 늘리고 대신 멜라토닌을 억제해 몸이 수면을 취해야 하는 시간을 연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침에 퇴근할 때는 이와 반대로 짙은 선글라스를 써서 햇빛이 두뇌에 멜라토닌 억제 신호를 보내지 않도록 속여 자연스러운 수면 준비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집에 도착해선 짙은 커튼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반신욕을 통해 숙湧?유도한 후 잠자리에 들면 그나마 멜라토닌 결핍으로 인한 면역력 약화를 막을 수 있다.
한 원장은 "밤샘 후 수면을 마치고 일어나면 반드시 곧바로 햇빛을 받아 뇌에 각성신호를 전해야 그로부터 일정시간 후 정상적인 수면을 다시 할 수 있다"며 "항상 같은 시간에 햇빛을 받는 습관을 들이면 야간근무자라도 건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숙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성인 평균 수면 시간인 7시간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다?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차가 크다. 아인슈타인은 10시간, 에디슨은 3시간을 자고 역사적인 업적을 이뤘다.
*낮 시간 토막잠은 큰 도움이 된다?
밤 시간 숙면이 잘 차려진 정찬이라면 낮잠은 간식에 불과하다. 아무리 간식을 많이 먹어도 식사에 견줄 수는 없다.
*숙면을 위해 저녁 운동이 좋다?
피로도를 높여 숙면을 취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는 저녁 운동은 사실 이와 반대의 결과를 부른다. 운동은 코르티솔 분비를 늘리고 신체를 각성 시키며 체온을 끌어올려 잠을 쫓는다. 운동 후 5시간은 숙면을 포기해야 한다.
*알람 소리나 찬물 세수로 잠을 깨는 게 당연하다?
두뇌가 잠을 깨는 메커니즘은 온전히 햇빛에 의존한다. 휴대폰 알람 소리, 찬물 샤워 등은 감각을 놀라게 해 정신을 들게 하는 것일 뿐 사실상 두뇌는 업무 시작을 선언하지 않는다. 서서히 동이 터오는 햇빛을 얼굴로 받아들이며 잠을 깨야 건강하다.
*꿈을 많이 꾸는 것은 숙면을 해친다?
꿈을 꾸지 않는 게 차라리 건강에 해롭다. 꿈을 꾸는 동안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며 감정조절이 이뤄진다. 남자는 이때 대체로 발기를 경험해 새벽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얕은 수면 상태의 꿈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전체 수면시간의 20%정도를 꿈이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
|
|
|
‘펄’ 입은 블랙재킷 그녀들은 ‘메이퀸’ |
수퍼모델이 만든 옷, 날개 돋친 듯 팔렸다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