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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호텔 컨셉으로 고친 31평 신혼집
      변정미    2007/04/13      1,163








 


 


 


‘집 같지 않은’ 집을 꿈꾸다



올 2월에 결혼한 이래경 씨는 대학 졸업 후 인테리어 디자인 학원을 다녔을 만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다. 집은 편안하고 아늑해야 하지만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 평소 그녀의 생각. 보통 가정집 같지 않은 집이 그녀가 바라는 이상적인 집이었고, 아이도 없고 젊으니 ‘취향껏’해볼 생각이었다. 그녀의 지론대로 새 단장한 신혼집은 남달랐다. 특히 거실에 놓인 120°로 각을 준 M-concept 소파는 남의 집 구경 많이 한 기자도 처음 보는 스타일이었다.



집을 구하고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화이트 일색의 지루한 스타일이 싫어 막연히 컬러 하나를 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연두’정도의 편안한 이미지로 구상하다가 스크랩해두었던 동그란 침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원형을 모티브로 꾸민 W호텔의 객실, 동그란 침대와 화이트&레드의 컬러 매치가 그녀의 맘에 쏙 들었던 것. 그래서 이 집은‘W호텔 콘셉트’로 완성되었다.

취향 맞는 코디네이터를 만나다



틈틈이 시장 조사는 해도 맞벌이인 그녀가 인테리어를 도맡아 감당하기는 벅찼다. 그래서 친구의 친구이자, 얼마 전 결혼을 해 자기 집을 개조한 경험이 있는 코디네이터(레몬트리 2005년 1월호에 게재된 신혼집의 주인이기도 하다)를 소개 받았다. 일단 나이대가 맞아서 편하기도 했지만 코디네이터 집에 가보니 자신과 스타일이 맞아서 맘 놓고 의뢰하였다고. 이래경 씨는 집의 한쪽 벽면을 타일로 할 생각이었는데 코디네이터 집에 바로 그 타일 벽이 시공되어 있는 식. 주방과 거실은 레드를 포인트로 넣으면서 과감하게, 침실은 바닥도 톤을 다운시키고 그린 컬러로 편안하게, 서재와 드레스룸은 본래의 용도에 충실하게 실용적으로 꾸몄다. 두 사람은 서로 고른 자재와 가구에 서로 감탄하며 만족스럽게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001. 하이그로시 소재
신발장 역시 화이트와 레드 컬러를 믹스해 집의 기본 컬러와 맞췄다. 주방장과 마찬가지로 하이그로시 소재를 선택해 깔끔하고 모던한 이미지로 통일했다
002. 실버 컬러 믹스
화이트, 레드에 실버 컬러를 믹스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식탁 옆면에 실버 컬러의 유리 타일을 붙이고, 타일 벽면 위쪽에 가는 형광등 조명을 넣어 반짝거리는 유리 타일의 특성을 살렸다.
003. 원형 모티브
애초 W호텔의 동그란 침대를 보고 메인 콘셉트를 잡은 그녀는 화이트 소파에 동그란 등받이와 동그란 풋 스툴로 원형 이미지를 살렸다. 원형을 믹스해 공간이 모던하면서도 차갑지 않다.


브랜드를 통일해 비용 줄이기



본래 20평대의 집을 찾다가 나중에 미술 수업(그녀는 현재 시간제 미술교사)을 할 생각으로 31평 아파트를 구했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절약해서 인테리어 비용으로 쓸 생각으로 가전 제품을 사면서도 백화점, 할인점, 전문 상가, 심지어 본사 영업팀에까지 가격을 알아봤다고 한다. 예물 비용을 줄여서 좀 더 현실적으로 ‘집’에 올인했다. 구조 변경은 하지 않고, 목공은 몰딩과 걸레받이 정도로 최소화, 미관을 해칠 전기 콘센트를 옮기고, 방문 턱을 제거했다. 가전 제품도 브랜드를 통일하면 할인 폭이 커졌는데,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따져보니 가구 역시 그렇다고 한다. 코디네이터와 함께 을지로·논현동·사당동까지 시장 조사해서 소파와 침대를 같은 브랜드로, 식탁·거실장·의자·협탁 등을 같은 업체에서 맞췄다.

예쁜 집의 기본 조건은 넉넉한 수납 공간



모던하지만 강렬하고 과감한 집. 다행히 남편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가구와 소품, 배치 등은 대부분 그녀가 결정했고 유일하게 침대와 작은 방의 붙박이장은 남편의 의견대로 했다. 그녀는 본래 모던하게 각지고 낮은 스타일을 원했는데 침대 헤드가 소파처럼 생긴 것이 편할 거라는 남편의 주장대로 모서리가 둥글고 헤드가 두툼한 것을 선택했다. 보기에는 각진 것이 좋지만 막상 써보니 모서리에 부딪힐 일이 많다며 남편의 선택을 칭찬한다. 또 이래경 씨는 침실 붙박이장만 짜 넣을 생각이었는데 남편은 한사코 작은 방에도 붙박이장을 짜 넣자고 했다. 행어에 옷가지가 걸려 있으면 집이 예쁠 수가 없다는 것이 남편의 주장. 그것 역시 해놓고 보니 요긴하다. 주방 다용도실에 키 큰 수납장을 짜 넣었고, 신발장도 거울을 없애고 꽉 차게 맞췄다. 사람 사는 집이니 여기저기 늘어지게 마련, 고작 몇 달이지만 살아보니 넉넉한 수납장이야말로 정말 예쁜 집의 기본 조건이더라고 그녀는 말한다.









001. 다용도실의 키큰장은 소형 가전을 수납하는 용도. 칸칸이 문이 열리고, 내부 선반은 인출식으로 맞췄으며 장 내부에 콘센트도 설계했다.
002. 천장 수납장은 레드 컬러로 짜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하부에 와인랙을 달아 수납 겸 장식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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