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식은 굳이 옛날 관습을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만...
결혼 절차중에 함들이며 폐백, 이바지 여어 과정에서 적지 않게 옛날 전통 결혼관습을 따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전혀 그런 전통을 무시한다면 모르지만 옛 관습을 조금이라도 존중을 한다면 결혼장소는 신랑쪽이 아닌 신부쪽에서 하는 것이 맞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우리네 결혼풍습에는 거의 대부분 음양오행설을 따르는데, 함들어갈 때 함속에다 넣는 물건이며, 함을 싸는 보자기... 그리고 함잡이들이 앞에 들고 가는 청사초롱... 그외에도 알게 모르게 음양오행설을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남녀가 결혼을 하는 것은 바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남자는 양이며 동적이며 여자는 음이며 정적입니다. 그래서 동적인 남자(신랑)가 움직여 여자쪽으로 가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예를 들면 여자는 꽃이며 남자는 꽃을 찾는 벌인 셈이죠... 한편으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입니다.' 뒤에 든 예는 동적인 면과 정적인 면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만 좌우간에 우리나라에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런 음약의 법칙에 따라서 남자가 여자쪽에서 가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그게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신랑쪽에서 결혼식을 하겠다고 우기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벌은 움직이지 않겠으니 꽃이 벌을 찾아 와라고 하는 뜻이 되며 배가 가만 있을 테니 항구가 배쪽으로 옮겨와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결혼의 법칙'을 신랑쪽에다 설명을 해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물론 요즘엔 어차피 형식은 옛날 관습을 따르지만 그런 관습을 행하는 과정에선 아예 음양의 법칙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굳이 신부쪽에서 결혼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긴가 민가할 땐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는 쪽이 그렇지 못한 무조건 우기는 쪽에 비해 훨씬 유리하니까요...
확실한 것은 결혼식 날짜도 여자쪽에서 받아야 하며 결혼식 장소도 여자쪽에서 정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옳습니다.
글. 紫微垣 / 이미지 . 유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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